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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티어가족상담교육원(백업) 

여기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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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 댓글 0건 조회 5,187회 작성일 12-08-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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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께서는 오랜 불화가 있으셨습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도 있었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자신을 무시한다며 같은 내용으로 오래동안 싸워오셨습니다. 그리고 둘째언니는 사이비 종교에 빠지면서 정신분열병을 현재까지 앓고 있고, 남동생은 고등학생때 자살을 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부모님 두분께서 서로 이해하시려고 많이 노력하시는 모습입니다. 예전처럼 극도로 분노하고 무시하는 발언이나 폭력을 행사하면서 싸우시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의 앙금은 남아 있고 여전히 늘 같은 문제로 언쟁이 오고 갑니다. 그럴 때에는 타협점이 전혀 없고 서로 서로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십니다. 제가 볼 때에는 여전히 두분은 서로 원망하는 마음이 있고, 진정한 위로와 의지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각자 자기의 재량으로 자기 삶을 혼자 감당하고 있고 서로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 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녀들에게도 집안일, 조카 돌보는 것, 부모님의 생활적인면에서까지 자주 도움을 바라시고 도와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십니다. 
저는 대학 선택이나 첫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부모님께 의지하지 못하였습니다. 고민을 털어 놓았을 때에는 저보다 더 근심하시며 다 저의 처신 탓으로 돌리는 비난에 마음이 상하기도 여러번 이었고, 왜 너는 니 삶을 혼자 꿋꿋하게 살아내지 못하냐는 한숨 섞인 말들만 들어야 했고, 때로는 저보다 더 근심스러운 얼굴을 하는 어머니 모습을 보아야 했기 때문에 그저 위로가 필요하거나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했던 상황에서도 아무런 지지도 얻지 못하고 늘 혼자라는 느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둘째언니는 예전보다 많이 호전되었으나 여전히 사회생활에 서툴고 외부적인 충격에 급격히 무너질 때가 있어 주위의 지지가 필요한 입장입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의 사회 생활 모습을 보면서 제가 또래 들에 비해서 자기 주장도 잘 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제가 희생하고 참고 넘어가는 식의 왜곡된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들이 꺼려하는 일들을 떠맡게 되거나 꺼려하는 사람과 한 팀이 된다거나, 심적으로 부담이 될 때 사람들과 제대로 협력하지 못하고 혼자 틀어박힌다거나, 권위로 억압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 몸을 숨기는 식으로 대면하지 않는 식으로 저항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저 사람이 나를 이용하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사람에 대한 신뢰도 많이 깨진 것 같습니다. 당당하고 밝게 자기 인생을 꾸려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뭔가 잘못 된 것 같고, 어린 시절 겪었던 억압이나 부당한 대우나 가족분위기, 대화들이 떠오르면서 좀 더 현명하게 키우지 못하신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결코 우리를 상처 주시려고 길러오진 않으셨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어떻게 꾸려야 하는지 알지 못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가정에서도 밝고 꿋꿋하게 잘 사는 사람도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결국 저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도 매일 가정에서 부닥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저를 분노하게 하고, 슬프게 하고, 무기력하게 합니다. 
또 무능력해 보이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은 불쑥 불쑥 고개를 내밀고, 저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떠맡기시는 것 같아 피하게 되고, 그렇게 방어막을 치다보면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회 생활에서 벽에 부닥칠 때마다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저를 대해오시던 방식들이 떠올라 괴롭고, 다시금 분노와 억울한 마음이 생깁니다. 특히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아이들을 제대로 캐어하지 못하거나 제가 아이들때문에 상처 받을 때 과거 부모님의 양육방식을 더 따져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상관 없이 그냥 저 자신으로 살고 싶지만, 그게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인지, 저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할 수가 없어 혼란스럽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저항도 멈추고 싶습니다. 힘 없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저를 옭아매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모님으로부터 저 자신을 긍정적으로 지키고 관계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너에게 문제가 있다며 매번 저를 탓하게 되는 저 자신과의 투쟁도 세상과의 싸움도 멈추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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