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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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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혼부부 댓글 0건 조회 4,096회 작성일 09-10-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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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여 연애 끝에 작년 6월 결혼하였습니다.

연애하는 동안 남편의 성격이 자기 중심적이고 고집세고 가부장적인 면이 있었지만
제가 순종적인 편이고 제가 중시하는 부분-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 저를 사랑하는 모습
이것만은 확실했기에 결혼을 하였습니다.
또한 시부모를 모시느라 힘들었던 저희 어머니를 보면서 좋은 시어머니를 만나고 싶었던 저는
결혼 전 시댁을 왕래할때 늘 저를 예뻐해주시고 남편보다 제 얘기를 더 잘 들어주시는 시어머니 또한 좋았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은 작은 부분 하나에도 지나치게 가부장적으로 굴었고 그런 남편에게 저는 하나하나
응대하며 잔소리를 하였습니다. 또한 성실하고 책임감 있던 남편이 결혼과 함께 집, 차 등을 무리하게 구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한 저의 잔소리는 늘어났습니다.그리고 시부모님이 교육수준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남편이 똑똑하였지만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기에 저는 나름대로 남편이 사회적으로 매너있는 사람이 되도록 여러가지를 가르쳐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 또한 잔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에 저에 대한 마음이 떠났던 것인지...결혼 1년만에 남편은 회사 거래처 여직원과 외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둘이 친해진 초기에 알게 되어 남편에게 다짐을 받았지만 쉽사리 끝나지 않았고...지난 7월 초에 시작된 만남이 8월에 한번 들키고, 9월에 한번 들키고...이제서야 정리 단계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미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저에게 신앙이 있고 남편에 대한 믿음이 아직 남아 있기에 지금은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잘 지내보려 하고 있습니다. 너무 미워서 이혼도 생각했지만 최근에 남편의 상처에
대해 알게 된 것입니다.

처음 외도 사실을 알았을 때 상처가 너무 커서 구에서 지원하는 상담센터에서 무료로 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남편이 어린 시절 상처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 잘은 알 수 없었으나 무뚝뚝하고 답답한 시아버님과 활발하고 외향적인 시어머니는 서로 맞지 않아 보이긴 했습니다.
남편의 입에서 시부모님 이야기가 나온 것은...남편의 외도 사건으로 시부모님이 크게 싸우셨고 시아버님이 가출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하나도 걱정을 하지 않는 모습을 제가 의아해 하였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 있긴 했구나...했지만 들어보니 참 심각하였습니다. 남편이 자기 부모님을 '지들'이라고 표현하며
걱정 조차 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를 일찍 여의신 시아버지와 아버지를 일찍 여의신 시어머니는 늦은 나이에 만나 결혼을 올리시고 함께 열심히 사셨습니다. 못배우신것에 비하면 지금은 집도 차도 있고 자식도 대학교육도 시키시고 중산층 까지는 아니지만 평범하게 사시는 수준은 되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활동적인 시어머니와 일과 집 밖에는 모르는 시아버지는 서로 맞지 않았습니다. 시아버지가 일하러 나가계신 동안 시어머니는 동네 여자들과 고스톱 치고 노는데 빠지게 되셨고 시아버지는 그것을 싫어하셨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아주 어릴적부터 싸움이 잦았다고 합니다.
남편이 유치원생 시절 몇번은 자고 일어났는데 엄마가 없어서 울면서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동네사람들이 엄마를 찾아준 기억도 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고스톱을 식사도 아이들도 챙기지 않은채 치며 돌아다니시다 보니 시아버지는 늘 노하셨고 때로는 그 싸움이 칼부림 직전까지 가기도 하였습니다. 시아버지에게 맞으면서도 시어머니는 늘 시아버지 퇴근 시간이 임박해야 들어오거나 그 시간을 넘기셨기 때문에 그시간쯤 되면 남편과 시누이는 늘 불안해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합니다. 엄마가 빨리 들어오시기를...때로는 남편이 시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시어머니를 보호하다가 맞기도 하였습니다. 남편은 늘 그렇게 불안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제가 교육을 전공하였는데 남편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마음속에 상처가 클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희 결혼생활이 틀어진 것도 그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에게 받지 못한 안정감과 사랑을 저에게 억지스럽게 요구했던 것 같고 그로인해 저와 갈등이 생겼고 그 후 회사에 힘든 일이 생기자 또 다른 여자에게 혹 하니 빠져든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이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힘들 때마다 여자,술,도박,폭력 등 여러가지 다른 것들에 빠지기 쉽다고 하던데...어떤 치유과정이 필요할런지요...

제가 들은 얘기로 당사자간에 그 상처를 짚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여 시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시어머니와
남편이 과거일에 대해 말씀 나누도록 자리를 마련해드리고 한시간정도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였는데...
잘 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남편은 좋았다고 했는데...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상담을 권유하기는 하였지만 남자들 자존심 때문에 쉽사리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생활 속에서 제가 어떻게 대해주는 것이 좋을지요...남편은 저에게 양극단의 것을 기대합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멋진 커리어우먼에게 매력을 느끼는듯 하면서도 자신은 정작 여자에게 고전적인 모습을 기대합니다. 출근하는 남편의 셔츠를 매만져주고 자켓을 입혀주며 타이를 매주는 것, 구두를 닦아서 신기 편하게 놔준뒤 어깨를 토닥여주며 출근시켜 주는 등의 것을 원합니다.

저는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것 보다는 가사일,가정에 충실하는 것이 적성에 맞고 전공도 그러하듯 아이도
낳으면 꼭 내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정도로 요즘 여자들과는 많이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 남편의 요구사항이 너무 가부장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보면 남편의 기대치가 높은 것 같습니다.

암튼,여기까지 참 긴이야기였구요 남편의 이런 상처가 회복된다면 외도에서 빠져나오는데 조금 도움이
될까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남편도 저도 서로 헤어질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남편에게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요, 그리고 저 또한 지금 시점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야 할까요?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참고로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할아버지가 계신 가정에서 남편처럼 불안한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할머니께서 가정을 지키려 하셨고 부모님께서는 사이가 좋으셨기 때문에 불안하면서도 마음을
 붙일 곳은 있었습니다. 장녀로써 늘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는 아이였고, 시부모님을 모시며 가정을 늘
 돌보시는 친정엄마를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가정적이고 순종적인 성향이 큽니다.)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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