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한국사티어가족상담교육원(백업) 

겉으론 평범하게 살아왔는데 무언가 속이 텅빈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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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라인상담 댓글 0건 조회 4,708회 작성일 10-03-0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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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청년입니다. 예전부터 항상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다고 생각한적이 많았는데 어떻게 기회가 되서 이곳에 제 이야기를 써보네요. 저는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평범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건강하신 부모님과 나이차이가 8살 나는 누나와 그 아래 4살 나는 형을 둔 막내인 저가 저희 가족입니다. 그런데 나이차이가 많은 누나와 형을 두어서인지는 몰라도 항상 저는 제 또래보다 좀 더 성숙한 정신으로 산 것 같습니다. 성숙한 이라는 말이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언제부턴가 또래와 순수하게 어울리지못하고 좀 더 혼자 벌써 어른이 되버린 느낌이랄까, 항상 나이많은 누나와 형과 어울리면서, 가족의 경제적인 상황이라든지 그런 바깥 상황을 일찍 알아버리게됬고 어린나이부터 그런 눈치를 많이 보게됬습니다. 그러니까 무언가 사고싶은게 생겨도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느껴지면 꾹 참고 있고 제 부모님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면서 마냥 어릴땐 부모님이라면 무조건 옳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자세하게 관찰하다 보니 하나 둘씩 모순들도 눈에 보이고 그것이 저희 부모님 뿐만아니라 다른 모든사람들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혼자 동 떨어진 느낌으로 산것같아요. 혼자 생각을 엄청 많이하게되고 남들보다 자기자신과 대화를 더 나누게되고 그게 점점 그렇게 되더니 겉잡을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어갔습니다. 또래는 모두 유치하고 나와 수준이 안맞는다고 생각되다보니 스스로 오만과 독선에 빠졌구요. 정말 아무도 저를 제대로 알고, 이해할수있는 사람을 없다고 생각하게됬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까지되는데는 단지 제가 나이차이많은 형제자매의 막둥이로 태어난 이유만이 있는건 아닙니다. 어렸을때부터 겉으로 보기엔 별 문제 없어보였지만 엄마는 누나와 형보다 저를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아니 최근까지도 그냥 내가 어린 막내기때문에 그런거니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몰론 중간중간 의혹은 멈추지않았지만요. 항상 조금 심하다 싶을정도로 누나와 형보다 저를 더 챙겼고 마치 누나와 형은 남인것처럼 대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릴때부터 그게 너무 싫었어요. 예를 들어서 엄마가 저를 위해 어떤 음식을 해놨는데 그걸 형이나 누나가 먹어버리면 나중에 저와 둘이 있을때 그걸 아신 다음엔 형과 누나를 욕했지요. 왜 우리 아들 먹으라고 해놨는데 지들이 먹어. 뭐 이런식으로요.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맞벌이를 하실때는 제가 집에 혼자있을때 제 밥을 차려주라고 일찍 들어오라고 야단법석을 떨었지요. 정말 가끔 입에 담기 어려운 쌍욕을 해가면서 까지 그런 사소한 상황 속에서 무언가 이상한 기운이 맴돌았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정말 중간에서 눈치보는 역할이였어요. 예를 들면 아까 상황 처럼 누나와 형이 제껄 먹었는데 엄마가 누가 먹었냐고 물어보면 제가 먹었다고 답하는 식으로, 집에 누나가 오지 않았는데 와서 밥차려줬다고 하고 바꿔달라고 하면 화장실에 있다는 식으로, 그렇게 수도 없이 많은 상황들 속에서 저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재역할을 하게되버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정말 외로운 이유는 이런 저를 아무도 몰라준단겁니다. 물론 누가 알아달라고 한일들은 아니지만 잘한일 못한일을 떠나서 가족들은 저를 너무, 아니 어쩌면 아예 몰르고 있어요. 형과 누나는 저를 어릴때부터 사랑만 받고 자란 세상물정 모르고 걱정 없고 철 없는 어린애로 알고있고요. 부모님도 그런식이구요. 아빠는 겉에서 봤을때 누나와 형이 더 짐을 지고 고생을 하고 있는게 보이니까 전 그런것 하나도 모르고 마냥 자기 좋은건 다 하고 하고 싶은말 다하고 사는 철부지로 보고 계시죠. 엄마는 그냥, 아직도 애기로 생각해요. 그래서 전 더 혼자가 됬어요. 정말 철저하게 혼자가 된거죠. 가족하고 겉으로 잘 지내긴 했지만 정말 가족과 있는 전 제가 아닌 마치 다른사람 연기를 하고있는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가족들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연기하는거죠. 막내 답게 너스레를 떨고 분위기를 풀어주고 그렇게 매번 장난을 치면서요. 그래서 어느 순간 정말 너무 외롭다고 느껴져서 누군가 아무 조건 없이 그냥 내가 만약 그이한테 무슨 해를 끼쳐도 날 항상 안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너무 남의 기분, 남의 상황 눈치보면서 그것에 다 맞춰주고 그렇게 맞추느라 정작 저 자신은 항상 감추고 희생한것같아요. 그냥 아무것도 필요없이 너도 힘들었지 이 한마디면 다 될텐데 그 한마디 듣기가 너무 힘드네요. 한창 어렸을적에 그때도 남들이 모르는 나를 꽁꽁 감추고 혼자 모든걸 관찰하면서 살고 있을때 어느날 아빠가 저녁에 점을 보고 왔어요. 그러고 하시는 말씀이 막내는 지금 정신연령이 스무살 이라던데? 라고 한마디 하시는거에요. 그때 다른 가족들은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말로 떠넘겼죠. 근데 그때가 정말 그나마 제 욕구가 풀린 날로 기억된 것 같아요. 그게 가족이든 누구든 그게 점쟁이가 그냥 생각없이 뱉은 말이든 그 말은 저에게 누군가는 나를 알아줬다는 말로 들렸거든요. 19살 까지도 광대 노릇, 철부지 연기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입 꼭 닫고 가족들과 아무얘기도 안하고 있을때 누나와 형은 저에게 사춘기라서 저러나보다 라고 했어요. 정말 그 말을 들으니 화가 치밀더군요. 재는 아직도 한창 어려서 남들보다 사춘기가 늦게올꺼야. 그 말을 들으면서 차라리 정말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어린이로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최근에 제 인생에서 가장 미스테리였던 의문이 풀렸어요. 예전에 엄마한테 직접적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우리 가족의 비정상적인 무언가에 대해 말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가 울면서 너가 스무살이 되서 대학에 가는 날이면 알려주겠다고 하셨거든요. 근데 얼마전에 알게된거죠. 그게 엄마가 저에게 말해주셔서 안건아니고 형이 군대에있을때 엄마와 나눈 편지를 보면서 우연히 알게됬어요. 처음 그 편지를 보고 얼얼했죠. 실감이 안났고요. 편지의 내용을 보니 아무래도 누나와 형은 저희 엄마의 친자식이 아닌것 같았어요. 그건 정확한것같아요. 초등학교적에 엄마 나이에서 누나 나이 뺐는데 터무니없이 어린 나이가 나와 뭐지? 하고 넘긴적이 있는데 이걸 여태까지 몰르고 살아온 저도 참 웃기더군요. 그러니까 자세한 정황은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누나와 형은 저희 엄마의 친자식이 아니였고 그러나 아빠의 친자식은 맞고 아빠와 지금 제 엄마의 사이에서난 자식은 저 하나인거죠. 그걸 알고 나서는 그래도 좀 시원했어요. 정말 친자식인데 왜 저러지? 라는 의문이 항상 있었는데 그 의문이 풀리는것 같았고 그나마 원망스럽던 엄마가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 의문이 풀린게 저의 외로움에 도움을 주진 못했어요. 아직도 저희 가족은 제가 그걸 알고있다는것도 모르고 그냥 철부지 어린이로 알고있고 그러다 보니 전 아빠에게 배신감까지 들기도 하더라구요. 사기 당한 느낌이랄까? 나만 모르고 다 알고 있었으니 당연히 전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로 보일수밖에...나도 충분히 알 권리가 있는데, 그리고 아빠는 더군다나 어릴적부터 저보다 형을 항상 챙겼거든요. 챙겼다기보다 전 고생안하고 사랑만 받고 자란놈, 형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자란 불쌍한놈으로 여기는게 그냥 무의식적으로도 느껴졌어요. 각설하고 결국 전 지금 너무 외롭습니다. 지금 가족과는 예전처럼 그냥 막내역할이 그런거라면 그렇게 하는게 내 운명이다 생각하고 태연하게 지낸덕분에 아무문제없는듯이 지내죠. 물론 그렇게 다시 잘지내게 됬을때 저희 누나와 형은 이제 사춘기가 풀렸나보다했구요. 참 이렇게 된것에 제 잘못도 많이 있겠지만 저도 왜 이렇게 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친구들과 지낼때도 사소한것 하나에도 인정받고 싶어하고 자존심은 세지는 동시에 굉장히 기대고 싶어하는, 좀 집착적인 증세를 보여요. 그래서 인간관계에도 어려움이 있고 또 생 모르는 남들한테는 어떤 피해의식이 깔려있어서 남들은 나와 수준이 안맞는 풋내기취급하며 스스로 괜한 우월감을 부여해서 거기서 만족을 얻을려해요. 제 가족뿐만아니라 남들도 제가 막둥이인걸 알면 다들 사랑만 받고자란 걱정없는 놈으로 여겼으니까요. 지금도 제 주변사람들은 정말 친한친구 아니면 다들 그렇게 여기고있고요. 그냥 전 누구한테든 많이 힘들었구나 이 한마디가 듣고싶은건데 정말 그것하나면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텅비었던 가슴이 꽉 찰 것 같은데, 아직도 전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하고 혼자 행동하고 있네요. 심지어 고등학교 가고부터는 누나와 형의 행동들이 이기적이고 철없어 보였으니까요. 점점 더 전 저 혼자만의 세계로 빠지는것같아요. 그러면서도 바깥의 무언가에서 미치도록 인정받고 싶고,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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